불금 맥주

불금 맥주5(분 오드 괴즈 마리아주 파르페)

cinepot 2021. 7. 27. 15:1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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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쩌면 이번 주가 드디어 맥덕의 마지막 퍼즐을 맞춘 날이 되지 않을까 싶다. 드디어 람빅이라니... 맥주를 가르는 3종류(라거, 에일, 람빅)중 하나인 람빅. 물론 람빅도 엄밀히 말하자면 에일류로 분류할 수 있지만, 굉장히 독자적인 장르를 형성하고 있는 게 람빅이라. 뭐랄까 하드록에서 파생된 줄기지만 거칠고 강렬하게 록이라는 장르 자체를 씹어먹은 메탈처럼.
나는 지독하게도 에일(엄밀하게 말하면 페일에일류)을 편애하는 취향이라, 람빅은 꽤 먼 나라 이야기 같은 맥주였다. 솔직히 가격대도 세긴 했고. 거의 매주 서너 병씩 마시는데 람빅에 빠져들면 지갑 털리는 건 한순간이니. ㅋㅋㅋㅋㅋ. 대략 병이나 캔당 10,000원을 넘기지 않는 수준으로 취향의 가격대를 정하고 즐기자 주의라 람빅을 마시는 건 항상 "다음에, 다음에, 다음에..."였다. 그러다가 얼마 전부터 "그래도 맥덕인데 람빅을 한 번 마셔봐야지"라는 생각을 했고 그러고 나니 미친 듯이 먹고 싶어져서 폭풍 검색을... 결국 람빅을 마시게 된 이번 주가 맥덕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진 날.

오늘의 라인업. 지난 연말부터 너무 매주 쉬지 않고 많이 마신 느낌이라 오늘은 2개만. 그래놓고 람빅 750ml로 샀음. ㅋㅋㅋㅋㅋㅋ. N.V. BOUWERIJ BOON(분 부르어리)의 분 오드 괴즈 마리아주 파르페. 크래머리 브루어리의 크래머리IPA. 람빅을 처음 마셔보는거라 혹시 모를 사워함에 대비하여 깔끔하게 마무리 할 수 있는 IPA를 하나 준비해둠. ㅋㅋㅋㅋㅋ.

드디어 10년이 넘는 맥덕 인생에 첫 람빅. 람빅을 마셔보고 싶어서 폭풍검색을 하며 꽤 많은 내용의 지식을... ㅎㅎㅎㅎ. 오늘 마신 분 오드 괴즈 마리아주 파르페는 람빅중에서도 괴즈다. 숙성연도가 다른 람빅 원액을 블렌딩해서 만든게 괴즈. 분 오드 괴즈 마리아주 파르페는 3년이상 숙성한 올드람빅과 6개월 이상 숙성한 영람빅을 각각 95%와 5% 비율로 블렌딩 해서 만들었다. 마리아주 파르페는 완전한 결혼이란 의미니까 이 블렌딩에 얼마나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고, 그리고 괴즈에 정말 잘 어울리는 이름인 것 같다.
"혹시 너무 신맛이 세거나 내가 기대한 맛이 아니면 어떡하지?"라는 약간의 긴장을 하며 마셨는데 생각보다 적절하고 맛있었다. 약간 숙성을 굉장히 잘한 스파클링 애플와인 같은 느낌. 아니면 사과향과 단맛이 잘 올라온 사워에일 같기도 했고. 암튼 와인잔에 따르길 잘했어. ㅎㅎㅎㅎㅎ. 한 번 마시고 손절하면 어쩌나 싶었는데 꽤 괜찮아서 다음에 한 번 다른 걸 마셔보고 싶은 생각이...
N.V. BOUWERIJ BOON(벨기에) / 분 오드 괴즈 마리아주 파르페 / ABV 8% / IBU 20 / 타입:람빅 괴즈

 역시 깔끔한 마무리는 IPA지. 별 수 없는 페일에일 성애자. ㅎㅎㅎㅎㅎ. 보틀숍에 갈 때마다 라벨 디자인에 혹해서 한참 전부터 한 번 사서 마셔봐야지 했던 맥주였다. 라벨 디자인  만큼이나 아주 훌륭했다. 크래머리IPA. 라벨에 몰티, 밸런스드, 프루티라고 쓰여있는데 한 모금 마셔보면 바로 알게 됨. 쓴맛이 묵직하게 치고 들어왔다가 살짝 빠진자리에 과일향이 머물면서 "이거 쓰기만 한 IPA아니야!"라고 말하는 듯한 맥주. 물론 나는 IPA특유의 묵직한 쓴맛이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것도 좋아한다. 근데 반대로 IPA를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들은 그걸 별로라고 생각하기도 하니... 크래머리IPA는 그 접점을 진짜 묘하게 밸런스드한 맥주다. IPA라는 걸 명확하게 드러내지만 부담스럽지 않게 살짝 과일 맛도 보여주는. 진짜 맘에 드는 IPA였다. IPA를 마실수록 각 브루어리의 개성에 따라 미묘하게 다른 맛이 나서 그게 정말 매력적이고 즐거운 점.
크래머리 브루어리(한국) / 크래머리IPA / ABV 6.5% / IBU 30 / 타입:IPA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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